이 카테고리에 쓰고 싶은 배우들이 참 많았다. 누구로 먼저 시작하지 고민 중이었는데 마침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를 보고 난 직후라 연우진에 과몰입해있기 때문에 연우진으로 배우 카테고리를 시작하게 되었다.
몽땅 내 사랑 방우진 역의 연우진 (2010)
(아니 김봉회)

몽땅 내사랑이 방영할 때 연우진은 지금 내가 좋아하는 눈빛(?)은 없었다. 나도 어렸을 때라 드라마나 영화에 대한 지식도 전혀 없을 때고 그냥 잘생겨서 눈이 갔다. 연기는 1차원적인 느낌이라 해야하나? 깊이가 없이 단면인 느낌이 들었었다.
어차피 그때는 어려서 배우를 그냥 연예인이라고만 생각할 때라 그런 건 중요하지도 않았다.
연애 말고 결혼 공기태 역의 연우진 (2014)

연우진을 끌어당기는 힘이 있는 배우라고 인식하게 되었던 드라마. 약간 그 당시 tvN 특유의 가볍고 발랄하면서 주인공 나름의 사연도 있는 그런 드라마였는데 배우 연우진이 아닌 공기태로 보였던 것 같다. 물론 몽땅 내 사랑에서의 연우진은 이 연우진이랑 같은 사람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연기도 그 때에 비하면 완전은 아니고 거의(?) 딴 사람이었으니까.
내성적인 보스 은환기 역의 연우진 (2017)

내가 연우진에게서 빛을 보기 시작했을 때가 이 때부터인 것 같다. 드라마 초반 캐릭터 상 말도 잘 안하고 모든 걸 꽁꽁 마음 속에 담아두는 캐릭터였는데 연우진의 눈빛이 정말 많은 것을 말해줬던 기억이 있다.
내가 생각하는 연기 잘 하는 배우는 소리가 없어도 모든 감정을 전달할 수 있는 배우이다. 물론 드라마에서 대사가 중요하지만 대사가 직접적으로 들려주는 이야기가 아닌 캐릭터 자체가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들리지 않는 그 캐릭터의 삶 자체의 눈빛 하나, 캐릭터의 손 짓 하나에 그 캐릭터의 인생을 엿 볼 수 있어야 한다.
은환기라는 캐릭터가 실제로 얘기해주는 것보다 내가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어서 더 마음이 아팠고 몰입했던 드라마였다. 실제로 드라마 자체로 그렇게 큰 임팩트를 받진 못했지만 연우진이라는 배우는 이 드라마를 통해 나에게 깊은 인상을 남겨주었다.
7일의 왕비 이역 역의 연우진 (2017)

이역은 떠올릴 때마다 마음이 아픈 캐릭터이다. 연우진의 감정의 두께가 대단하구나 느꼈던 작품이다. 이역이라는 캐릭터의 삶이 너무 고달프게 느껴져서 이역을 보는 내내 위로해주고 안아주고 싶었다.
이역은 연우진이 연기한 캐릭터가 아니라 그냥 이역 그 자체로 느껴졌다. 모든 감정이 진심이었다. 본인이 표현하고자 하는 감정을 보여주는 느낌이 아니라 본인이 느낀 감정을 나도 느끼게 하는 듯한 깊은 감정.

실제로 사람은 하나의 순간에 단 한가지의 감정을 느끼지 않는다. 짧은 한 순간에도 복잡하게 섞인 여러가지 감정이 정확한 원인 때문에 생겨난다. 난 이역의 그 여러가지의 감정을 느꼈다. 연우진의 눈빛의 아주 미묘한 변화 하나에, 그의 얼굴 근육 움직임 한 번에, 그의 숨소리 하나에. 내가 이역이라는 캐릭터를 위해서 필요한 모든 그의 삶의 애환과 채경이에 대한 애정을 다 들려줬다.

사랑하는 또 사랑받고 싶었던 형에게 받은 배신, 그럼에도 불구하고 형을 용서하게 되는 자신, 형이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건드리며 생긴 분노, 그 사이에서 어찌할 줄 모르는 혼란, 아무것도 할 수 없는데 자꾸 뭐라도 하라고 하는 주변사람들,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고 싶은 대단해야하는 사람. 나에게 이역은 그랬다.
개인적으로 이 작품은 카메라 연출이 나의 집중을 좀 많이 깼는데, 연우진의 연기가 너무 인상 깊어서 몇 번이고 다시 돌려본 드라마다.
이판사판 사의현 역의 연우진 (2017)
(김봉회씌 2017년만큼 일을 열심히 하면 얼마나 좋을까)

이 드라마는 로맨스가 적어서 좋았던 기억이 난다. 로맨스가 적었지만 설렘은 오히려 더 많았다. 사실 감정을 다 들어내는 것 보다 절제하는 것이 더 어렵다고 생각을 하는데 이 드라마에서 연우진은 절제하면서도 전달해야하는 필요한 감정들은 다 주었다. 판사의 어떤 단호함, 근엄함은 그리고 인간의 따뜻함, 불안함. 표면적인 감정이 아닌 깊이 있는 전달력.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동고윤 역의 연우진 (2023)

동고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일단 이름이 너무 웃기니까 한 번 웃고 갑니다.
나는 좋았던 드라마를 반복해서 보는 것을 좋아한다. 실제로 같은 작품을 열 번 넘게 다시 보는 것도 나한테는 너무 익숙한 일이다. 하지만 이판사판은 스위스에서 찾아볼 수가 없어서 유튜브 모음집만 돌려봤는데 넷플릭스 스위스에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가 공개되는 걸 알고나서부터 내가 진짜 11월 3일만 기다렸다.
연우진이 드라마를 찍는다고 해서 기다렸다가 딱 그 작품을 보면 막상 분량이 생각보다 많지 않거나 생각보다 작은 역할을 하거나 했던 기억이 있다.
이 드라마에서도 생각보다 비중이 많지는 않아서 조금 아쉬웠다. 하지만 예고편에서도 연우진은 진짜 0.5초 나왔나? 그래서 예상은 해서 많이 서운하지는 않았다. 연우진을 보려고 시작했지만 작품이 너무 좋아서 드라마 보는 내내 연우진은 뒷전이었다. 감독님이 너무 궁금해졌던 드라마...
(물론 연우진 나올 때마다 두 번씩 돌려봄.)
연우진은 시간이 지날 수록 눈빛이 너무 좋아지는 것 같다. (고생을 많이했나?)
보통 본인이 겪어본 것에 비례해서 연기도 진실되게 할 수 있지 않나.. 나는 아는 감정이어야 더 정확하게 그 감정을 끌어낼 수 있는데..
꾸미지 않은 듯 진실되고 겸손한 느낌을 주는 배우.
약간 김광석의 노래들이 사람으로 태어났다면 연우진같이 생기고 연우진 처럼 연기를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무슨 말인지 아무도 이해 못하겠지..?
김봉회씨 아니 연우진 배우는 소 처럼 일해주세요 제발ㅠ